가을 길
길 가 엎어져서 우는 마른 풀
눈물 너머 푸른 웃음을 짚어가는 귓 등으로
새소리 하나 날아온다.
열 서너 걸음 앞선 빨간 쉐타,초록 바지 아이야,
네 어미 크던 눈망울을
어디다 두고 너는 홀로 가느냐.
비약한 신경줄을 끊어 버려.
발등을 밟으며 어지럽게 지나가는 바람,
황송스럽게도 허리 꺾고 읍(泣)하고 있는
저 격정의 푸름을 내 곧이듣고 있는가!
-an r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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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풀,강아지 풀들이 길쪽으로 엎드려 우는 듯 해서 나는 걷는 것이 힘들다.
내 흘러감을 그들이 슬퍼함인지,
푸르던 지난 날에 대한 그리움의 몸짓들인지...
담뱃집 큰 딸아이가 새싹처럼,훗날 단풍처럼 앞서간다.
광기를 보이던 제 엄마는 집을 나갔다 한다.
아이의 아픔과 늙어버린 풀들의 외로움 속에서
자꾸만 그들 안의 어떤 위로를 뽑아 들으려는 내 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