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와 글

즐거운 편지

rosary 2008. 2. 5. 20:48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속을
      헤매일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