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김 두수 저물녘 바위밭에 홀로 앉아 그윽히 피리를 불 때 어디선가 흰 나비 한 마리 날아와 피리 끝에 앉았던 기억 에헤라 내가 꽃인 줄 알았더냐 내가 네 님인 줄 알았더냐 너는 훨훨 하늘로 날아 올라 다른 꽃을 찾아 가거라 아 눈 멀고 귀 먼 내 영혼은 그저 길에 핀 한 송이 꽃 나비처럼 날아서 먼 하늘로 그저 흐느적 날고 싶지 에헤라 내가 꽃인 줄 알았더냐 내가 네 님인 줄 알았더냐 아하 눈 멀고 귀 먼 내 영혼도 그저 나비처럼 날고 싶지 아하 눈 멀고 귀 먼 내 영혼도 그저 흐느적 날고 싶지 나비 - 김두수
김두수! 1986년부터 91년까지 세 장의 비범한 포크음반을 발표한 후 종적이 묘연했던 대중가수 김두수. 몽유병을 앓듯 자신의 음악 유토피아를 노래 가락으로 표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온 김두수. 그가 10여년 만에 네 번째 음반 <자유혼>을 들고 세상에 나타났다. 아내와 함께 강원도 대관령 아래 산골짜기의 돔 모양 콘테이너에 묻혀 자연의 소리에 취해 사는 별난 사람이다. 기괴한 도사나 기인처럼 여겨질 법 하지만 실은 강가나 들에 핀 이름 모를 꽃과 바람에도 정신을 잃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1981년 고려대 농경제학과에 재입학했지만 휴학을 거듭, 졸업까지는 6년이 걸렸다.
50년 된 대나무 피리를 구해 밤낮으로 호숫가와 산중 바위에서 구성진 우리가락을 벗삼아 세월을 보냈다. 어느날 예쁜 나비 한 마리가 피리 끝에 날아와 앉자 자연과 교감이 느껴지는 큰 감동을 받았다. 이때의 영감은 <나비야>의 노래가락으로 이어졌다. 서울로 돌아온 뒤 82년부터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명동의 PJ살롱, 쉘브르 등에서 무명 통기타 가수로 노래생활을 시작했다. 본명 지서종이 김두수가 된 사연은 밤 업소에서 예명을 요구하자 감명깊게 읽었던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천하의 악당 <김두수>가 불현듯 떠올랐다. 장난기가 발동해 정해버렸다는 기막힌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