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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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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넘~~더워요~
정말로 햇살이 뜨겁게 달아올라 밤이 절로 그리워집니다. 얼마 남지 않음을 더위가 아쉬움으로 기승을 부리는가 봐요. 나무 위에 매미 울음이 요란한 것처럼~
수녀님,잘 계신가요? 참 오랫만의 소식입니다. 늘 하는 일도 없이 그저 시간은 잘도 갑니다. 잠시면 또 가을 이야기로 맘 깊어질텐데요.
수녀님,저는 많이 건강을 회복했답니다. 치료가 잘 되어간다며 의사선생님이 흐뭇해하시네요. 이주일동안은 하루 세번 약을 먹었고 검사후에 다시 두번으로 3주만에 이제 약을 한번으로 줄였지요. 기력은 약을 먹으니까 단번에 좋아지더라구요. 참 기막히게 효험이 있는 양약, 빠르게 좋아진 것을 좋아라 할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우선은 피로감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살만 합니다.
사람은 어찌 그리 간사한 것일까요. 조금만 불편해도 참지 못하고 조금만 아파도 그 아픔을 벗어버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저도 참 진득하지 못한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항상 느끼는 바 이지만 성모님은 어찌 그래 항상 가슴에 묻어두고 혼자 조용히 간직하며 사실 수 있었을까요. 그분이야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입은 분이시니 그럴 밖에 하면서도 저도 조금은 닮아 살고 싶은데 은총이 가리워져서 제 육적인 모습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미로서 정말 따뜻한 모습보다 쉽게 흥분하고 쉽게 말하는 제 자신이 늘 저를 힘들게 합니다. 언제면 좋은 엄마의 표양을 보일 수 있을는지요~~
수녀님,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미사 시간에 신부님 강론 말씀에 성모님처럼 우리도 승천할 수 있는 희망으로 신앙생활을 잘 하자 하시던 격려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분의 전구로 정말 저도 그리 좋은 엄마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요즘에는 고3 수험생 부모 백일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밤마다 열심으로 참여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주님의 합당한 도우심을 잘 받아들여 더욱 성화되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아이들에게 더 나은 길을 주님께서 열어주시리라는 굳은 믿음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야 어찌되었든 그 아이들 인생길에 주님께서는 더 좋은 결과를 주시눈 분이시라는 확신을 가지고 기도하기를 바래 봅니다.
수녀님, 그리스도인으로서 함께 걸어가게 된 이 여정에 많은 이들을 만나고 살아갑니다. 그저 스치고 만 바람 같은 사람도 있고 조금은 깊은 속도 나누고 정도 느끼며 그 체취를 오래 간직하게 되는 이도 있으나 저는 언제나 많은 사람에게 바람처럼 지나쳐 간듯만 하니 사랑의 삶을 살지 못한 셈입니다. 진정 어려운 이들에게 함께 하는 자가 되어야 하나 사람들에게 어렵게만 느끼게 했으니 그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은 아니라 반성합니다. 가식과 위선을 벗어버리라 하는데 오늘도 선함을 입고만 싶은것이 제 의지입니다.
언제나 지나치게 이상적인 인간을 염원하는 제가 마치 성녀나 되기를 지향하는 유리된,박제된 신앙인이 아닌가 염려스러워집니다. 오늘 고백 성사를 대신하여 수녀님께 이리 제 한계를 꼽아 이야기합니다. 가볍고 재미난 이야기를 전하지 못하고 늘 짐만 무겁게 걱정보따리를 풀어놓아 죄송합니다.
동행하는 이의 잠시 하소연이려니 수녀님 이해해주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혹시 필요한 것 있으시다면 연락하세요~~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2009,8,15 an ro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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