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두개의 자기 중심점의 거리

rosary 2009. 8. 26. 09:21

 

 

 

신간소식(제100호)
 
언젠가 어느 수도회 신부님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깁니다.
동물에게는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자기 중심점이 자기 안에 하나 있답니다.
사람에게는 그 중심점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자기 안에 있고, 다른 하나는 자기 밖에 있답니다.

두 개의 중심점 간의 거리가
서로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랍니다.
너무 가까워 마치 거리가 전혀 느낄 수 없다면
하나의 중심점과도 같아서 동물의 그것과 같아
동물적인 인간이 되는 거죠.

반대로 이 두 중심점의 거리가 멀수록
자아 초월적인 사람, 이타적인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께서는 자신 안에 자아 중심점을 하나 두시고,
또 하나의 중심점은 저 멀리 끝도 모를 광야로,
아니, 우주 전체이신 하느님에게로 두신 분입니다.

자기 안에 있는 중심점 외에
또 하나의 중심점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이 어떤 가치를 향하고 있는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중심점을 타인에게 두고 사신 분들,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이 바로 순교성인들이십니다.

모진 박해와 고통 속에서도
주님을 증거하고, 자신의 고통보다
이웃 형제 자매의 아픔을 먼저 생각했던 참 그리스도인!
그분들의 삶을 묵상하다가
문득, 순교성인들이 가슴에 품었던 십자가가 떠올랐습니다.
들키면 목숨조차 부지할 수 없지만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새겨 주는 십자가!
나무를 엮고, 흙을 구워 만들었을 순교성인들의 십자가!

그래서 이번 순교자 성월에는 우리 가슴에
십자가를 새겨보자 생각했습니다.
정성껏 빚어 십자가를 만들고,
타오르는 불구덩이 가마를 열어
연기를 머금은 그분들의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사랑으로 뜨겁게 달구어진 신앙을,
주님의 사랑이 새겨진 십자가를
순교성인들의 가슴에서 꺼내어 드립니다.

바오로딸 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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