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도리
그곳에는
개똥도 고마운 마늘밭 사이
시금치 나붓나붓 인사 건넨다.
겨우내 감기보다도 더한 인내로 푸르러갈
당차게 자라나는 의지를 돌아가면,
해마다 메마른 구석에 제 노릇으로
대 이어가는 낯 익은 문패처럼
담 밑에 키 작은 맨드라미
오종종 웅크린 채 서리 입고 서 있다.
반가움에 성큼 한 발자국 들어서니
키다리 칸나 지난 열정의 꽃
핏빛으로 말라버리고
가느다란 쪽도리꽃 한없는 꿈의 상승
목뼈만 댓발로 뻗어선
화단 萬草千花속 어지러운 가을빛
자꾸 씀벅거려 살며시 눈 감아본다.
an rosa
맨드라미
부모님이 안계신 친정집에 간다.
지금은 은퇴한 오빠네가 귀농해 와 있지만
왠일로 예전같지가 않고 쇠잔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아직
그곳에는 그 작은 풍경들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