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作

오송지에서

rosary 2011. 11. 20. 18:24
 

풍경1

 

가느다란 갈대들

무리지어서 발 담그고 있다.

얼마나 그리 서 있었을까!

해는 뉘엿거리고 바람은 부는데

시린 발 동동거리니

물살 일어서 정강이까지 차오른다.

"오매, 발 시려!"

지난 가을볕에 바래고 바래서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

질끈 동여맨 채

서로 서로 기댄 어깨 너머로 고개 내밀고

얼어버린 제 발등 굽어 보다가

마침내

징징징

울어댄다.

                  

ㅡ바람 불어 추운 가을 오후, 오송지에서ㅡ

 

 

풍경2

 

저수지 둘레 외길,

가을빛에 점점이  발갛게 익은 사람들,

하나씩 둘씩 걸어간다. 

 

어느새 산 그림자 내려와 

붉게 타는 나무들 끌어안고

물 속으로 들어 간다.

 

길게 뻗은 외길도 물 밑으로 빠지고,

빠져버린 그 길 따라서

사람들이 거꾸로 서서 걸어 간다.

에둘러 잘도 걸어들 간다.

빛 그림자 덮여 어둑한 길을 서둘러서 간다.

                      an r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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