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뮌헨

rosary 2012. 7. 14. 06:22

수녀님,안녕하신지요?
저는 한달여를 지독히 앓고
이제는 많이 좋아져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가뭄이 심하여서 모든 것이 메말라갑니다.
나무도 땅도, 그에 따라 사람들의 심성들도
건조해지는가 봅니다.
예년 같으면 장마가 시작될 때인데,
해는 연일 뜨거운 빛살을 쏟아내는군요.

수녀님, 가람이가 친구랑 베낭여행을 간다네요.
한달동안 긴 여정길을 나서는데
걱정도 되지만 그만큼 자랐음을 보며
감사한 맘입니다.
뮌헨에도 들른다 하여 그곳에 가면
수녀님께 연락드리라 했습니다.
또 수줍어서 그냥 말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연락처를 몰라서~

머지않아 돌아오시는 그날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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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 가람이 내일 츨발하여 런던에 간다 합니다.

독일에는 아래 날자에 도착할 거라네요.
전화 드리라 했으니까 아마 연락하겠죠.
같이 가는 친구도 세례 받았다 하더라구요.

반가운 만남이 되시길 기도손!

8일 일요일 오후 8:20 파리출발
9일 월요일 오전 7:16 독일(뮌헨)도착
뮌헨 숙소 - smart stay 호스텔
10일 화요일
11일 수요일
12일 목요일
13일 금요일 뮌헨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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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가람이 지금 뮌헨에 있어 전화드리라
했는데 아직 연락하지 않았나요?
전화하기가 번거로운지
직접 성당을 찾아가겠다고 주소 말하라 해서
싸이트에 있는 주소 말해주었습니다만
찾아갈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곳까지 가서 못 뵙고 올까 봐
저 혼자 맘 쓰이네요.
혹시 수녀님께서 아이 핸드폰으로 전화 하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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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고맙습니다.
가람이 메일로
수녀님과의 상봉 소식과 함께
이것저것 제 맘 보내왔더라구요.
김밥을 정성스레 싸 주셔서 맛있게 먹었지만
뵙고 돌아오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나 봐요
여전히 호탕하고 활력 있으시지만
수녀님이 너무 말라 계셔서
속이 넘 아팠다 합니다.
뭔지 모르게 되게 죄송하고 그랬다 하네요.
아마 하느님의 일에 대해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아프냐며
제 걱정을 하더라구요.

수녀님,하느님 사랑안에 행복하실 수녀님,
그 삶을 우리 아이들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을 테니 감사합니다.
말이 무슨 소용입니까.
기도와 기도가 이어져서
어디서건 함께 함을 알기에
오늘도 그저 빛 속에서 기쁘시기를
외로움과 어두움은 떼쳐내시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돌아오시는 그날까지 건강하시라고
그래서 기쁘게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랑합니다,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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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님,죄송해요.

어찌보면 수도자에게 욕이 되려나 하고
많이 주저했지만 제 마음만 생각했다고
우매한 저를 나무라십시오.
하지만 수녀님께 꼭 필요한 것에 소용하시라고
억지 부려봅니다.

가람이 보지 않아도 눈에 환하니 그려집니다.
얼마나 쭈뼛거리며 수줍어했을까요.
그럼에도 내면으로는 참 강한 아이랍니다.
제 혼자 노력하면서 그리 살아가는 모습이
부모로서 감사할 뿐입니다.
여행한다고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자기가 보고 싶어하던 문화적인 유산들과
선대 예술가들의 족적을 더듬어 보고자 했던 것,
아마도 제 혼자 만족감에 행복할 겁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가지고 있던 사유의 한 면을
그 아이가 닮은 듯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당차지 못해
다소 고생할 지 모르겠지만
내면의 깊이가 그를 잘 감당하리라 봐요.
오늘 스위스로 간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머지않아 수녀님도 뵙게 되겠군요.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고 오십시요.
그럼 그날까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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