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作

겨울 들판을 가며

rosary 2010. 1. 22. 16:59

하늘은 여느 아침처럼 땅위에 얹혀 있다.

마른 풀 연이어 어깨 걸고 서 있고

누군가 앞서 간 이, 갓 마르는 가래침 

김 한줄기 포르르 얼어 있다.

 

기왕의 산모

서리 두터이 입고 따뜻함을 말하는 저 들판 

씨나락 서너말 활달히 푸대에 받아놓고 

볏 폭 포기마다 까맣게 응고된 아픔

황홀한 핏줄의 긴 도열이 서럽다.

 

가을만 꿈꾸어서

허리 아픈 둠벙배미는 묻어버린지 오래

거머리 뜯기던 장딴지도 딱지 아물어  

건강한데 번듯 번듯 신색 좋은 수로는 

어인 일로 아직도 골골대는가

 

산후통만 지악스런 세월 속에 

보기에론 바둑판속에 질서롭고 

도도하고 아름다운 도열아

오늘도 나는 너를 가로질러 걷는다.

 

                  an r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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