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록 물결 일렁이며 세상은 환희로 넘치고
여린 가지 새싹은 잎잎이 기적 속에 꽃을 피운다.
알록달록 곱기도 해라
이리저리 한눈 팔고 요모조모 맘 두어서
마냥 봄날로 행복인가 하더니
어느새 바람 일고 천둥 번개까지 비 몰고와
단숨에 아까운 꽃잎들 내려앉을 위기로다.
사정없이 휘어감는 고통의 폭우는 그 몇, 몇이던가.
황망한 순간마다 놀란 가슴 버둥대니
맺히는 눈물 방울 하나둘 꿰어서는
도리없이 묵주알로 또 엮어본다.
2
어느덧 세월 지나
이제는 자랐다고 새침한 것들
분단장도 오래라 낯색 바래가는데
제 혼자 꽃자리 마련한 양 힘에 겨울 때도
앵돌아앉아 애써 등만 보여주어 나날이 어렵고
그래도 행여나 그 맘 다칠까 봐
알세라 모를세라 늘 토닥이는 당신 손길
애타는 어미 마음, 이 노릇을 어이할까!
"딸들아, 힘을 내거라.
아들들아 용기를 내어라!"
더는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작정한 듯 깊은 그루터기 수맥을 통해
터져 올라오는 귀익은 소리,
아, 당신은 사랑이신 어머니!
잊고 지낸 그 앞섶에서
흐느낌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맙니다.
3
더듬더듬 헛손질에 당신 손 맞잡네요.
휘청휘청 흔들리던 발길
옹골찬 디딤돌 위에 섰습니다.
오늘에사 바로 서서 온전히 눈 맞추니
어슴프레 불안한 그림자 저만치 물러나고
새 빛으로 옆옆에 꽃등 환히 밝힙니다.
실팍한 가지마다 함께 도열하고서
일제히 발 맞추어 나풀나풀 춤 춥니다.
어머니 당신을 만난 안도감에
내처 아빠 하고 크게 한번 외쳐봅니다.
그 소리 저마다 메아리 되어 들려옵니다.
감사로 퍼져옵니다.
기쁨으로 울려옵니다.
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복되신 여인이여!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정녕 내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가 되신 놀라운 사랑의 변이여!
거룩한 삼위의 자녀로 저희 모두를
하나하나 영광의 자리에 앉혀주신 사랑의 어머니시여
이제 이 은총의 자리에서
다함께 복된 자들 되게 하시니
모두가 송이송이 탐스러운 새 꽃 되어서
주님께 고운 향기로 피어오르게 하소서.
더불어 풍성하고 알찬 열매로
세세에 영원토록 봉헌하게 하소서!
어머니, 내 어머니, 아베 마리아여!
2021. 5. 21 성모의 밤에 안 로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