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ㅡ누구를 기다리고 있나요?
ㅡ우리 아이요.
ㅡ이 차가운 바람 속에 언제까지 계시려고요?
ㅡ주검이라도 기다려야지요.
ㅡ이제는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을 텐데요.
ㅡ그래도 여길 떠날 수는 없어요.
제발, 아이 장례만이라도 치르고 싶어요.
사고 197일 만에 황지현 돌아옴.
14번의 수색 끝에 발견함.
4층 여자화장실.
18번째 생일.
255번째 장례식.
한 민간 잠수사는 손목에 자해를 했다
ㅡ문득문득 견딜 수가 없어요.
손목에 벌레가 스멀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구조를 도왔던 트럭 운전사는 자살을 시도했다
ㅡ눈, 눈동자가, 자꾸만 떠올라요.
배에 남아 있던 유리창 너머 눈동자가.
친구를 남겨둔 채 구조된 아이는 울면서 말했다
ㅡ내가 죽을 때까지…… 허제강 생일이 내 생일이에요.
ㅡ무엇을 잃었습니까?
ㅡ모든 걸 잃었어요.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아요.
ㅡ아이를 기다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요?
ㅡ울기만 했어요.
그러나 사람들은 무심한 표정으로 밥을 먹고 출근을 했다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좋은 시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작은 기쁨 ㅡ이해인 (0) | 2022.04.21 |
|---|---|
| 14행ㅡ황동규 (0) | 2022.04.21 |
| 어머니의 섬 (0) | 2017.05.23 |
| 8월의 시-오 세영 (0) | 2012.09.12 |
| 그를 만났습니다 (0) | 2012.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