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위령성월이 시작된지도 한참을 지나가고 있다.
떠나간 사람에 대한 아쉬움에 더하여 그리움이 큰 것은 분명 계절 탓만은 아닌 것 같다.
살아있는 우리는 무엇을 유념하고 살아가는가?
나무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색을 내보이며 활활 이 가을을 불태우는데
나는 어떤 색깔로 이 계절을 살아가고 있는가?
아직 여름을 다 살아내지 못했음이라고 억지 변명을 해보자 해도
이미 내 나이는 가을에 들어섰음이 분명한데
지금 무엇을 어디를 누구를 왜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유 재하님의 노래를 피아노 연주곡으로 들으면서
정호승 시인의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는 시집이 불현듯 생각난다.
90년대 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서점 나들이에서 책 표지만 보고 집어든 책,
책속 어디를 살펴도 그 시는 없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오늘 다시 그 시집을 꺼내어서 찾아보니
'그리운 부석사' 라는 시 속에 첫 구절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는 대목이 나와서 반가움으로 다시 읽어보았다.
유난히 글안에서 '사랑'에 매진하는 시인!
하 응백 평론가의 해설을 보자니 '정호승은 사랑의 시인이다' 라며
'사랑의 시학' 이란 제목으로 평을 써서 나도 동감하며 눈여겨 읽어본다.
세상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쉬우면서 가장 어려운 말 '사랑'
정 호승 시인의 입을 빌려 옮겨본다.
사랑
강가에 초승달 뜬다
연어떼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그네 한 사람이 술에 취해
강가에 엎드려 있다.
연어 한 마리가 나그네의 가슴에
뜨겁게 산란을 하고
고요히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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