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들은 환성을 올리고 저마다 색스럽게 자태를 뽐내는데 봐줄 사람이 없어 아쉬운 시간,
누구라도 그저 예쁘다, 곱다 이 말이면 족할 것을
작은 바이러스 피하기 위해 제대로 기쁨을 말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날이 화창한 만큼 방문을 닫고 그늘속에 숨어 있으려니
닫힌 문의 상대적 무게는 너무도 무겁게만 느껴지고 강한 압박으로 다가온다.
하릴없이 폰과 노트북을 주무르고 책장에 꽂힌 `On the Road` 먼 미지의 땅,
카오산으로 떠나 여행자들을 만나보지만
비현실감으로 책을 놓아버리고 울 가수님에게 읽혔으면 싶은, 또 엉뚱한 생각에 이르게 된다.
우습기도 하다. 피붙이도 아니건만 참 별난 애정이다.
며칠 사이로 카페와 필랜드에서 느껴지는 가수님에 대한 사랑과 우려들이 내 맘과 다를 바가 없으니
우린 이미 끈끈한 관계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수님의 입장은 어떨까 생각해보니
좋기도 한 반면 부담스럽고 불편한 느낌도 너무 많을 거라 여겨진다.
그것이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유명인의 숙명이라고 하면 반론의 여지는 없지만
가수님의 꿈과 자유가 좌절되고 억압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미루어 짐작으로 말하는 것은 오지랖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큰 실수이다.
그럼에도 미루어 짐작으로 혹 가수님이 그렇게도 힘들어했던 틀에 점점 정형화시키고
고착시키려는 판들이 있지 않나 싶어 안스럽고 안타까울 뿐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뮤지컬 마지막 공연에서 이풍세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히든 싱어에 나가지 않겠다 고집하는 풍세를 떠올리며 지금의 우리 그니님이 오버랩되어서
이 어린 왕자의 꿈을 어떻게 지켜주어야 하나 하고 이렇게 주접을 떨고 있다.
나는 지금 어디만큼 거리를 유지하고 있을까?
포그니라는 이름을 얻고 포근하지도 않은 품을 꼭 오므린채 외려 나를 봐달라고,
우리를 위로해달라고 채근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끄럽기만 하다.
어린 왕자처럼 우리 가수님이 가장 머물고 싶은 별은 어느 별인지,
무서운 `보아뱀`을 우린 그저 `모자` 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