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추석을 보내며

rosary 2008. 9. 14. 19:20

 

 
추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말하고, 찾고, 또 그리워하는 때이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음은 축복이다.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
그러나 정작 그런 곳이 없어 마음 헛헛해질 때에만
그 축복과 행복을 아쉬워 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한때는 부모님이 그곳에 계셔서,
매번  찾아 가야만 했었다.

그 때에는 그런 일들이 행복인 줄 몰랐었다.
늙으신 부모님이 언제 오려나
대문간을 들락날락 기다리실 것이 부담스러웠고

또 떠나올 때 손을 흔들며  
언제까지고
보이지 않아도 뵈는 것처럼

아쉬움에 오래오래 서 계실 모습이 가시처럼 박혀 아팠다.
더구나 동갑내 아버지 오랜동안 곁자리 하여 든든하였는데
팔순에 홀로 되시어 계실때에는
어머니 혼자 떼놓고 떠나온다는 것이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벗할 것이라고는 강아지와
울안과 울밖 텃밭의 작물과 풀들 뿐,

방안에는 들어갈 여념도 없고 Tv도 아무 소용없으니
그저 손주녀석들 재롱만 눈에 어른거릴 터에
밭머리에 앉아 그놈들 생각하며 서운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내 귀밑에 성성히 흰 머리카락 늘어가고
고향에는 날 기다려주는 부모 안계시고 빈 집만 휑하니,
한번이라도 애써 들를라치면
속만 상하여 다시 쉬 찾지를 못한다.

빈 집이라도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곳이니
안계신 부모가 무슨 핑계인가 하지만
정말 무심한 발길은 향해지지가 않는다.
 
고향에는 아직 내 부모가 누워계신 산소가 있으니
그나마 정말 다행이다.

먼발치로 내가 다니던 길목들을 눈으로 더듬어 볼수 있고,
마음으로 추억의 동무들을 만날 수 있고
그 익숙한 풍경들 속에 유년의 나를 만날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추석날인 오늘을 나는 남편의 아내,아이들의 엄마로
조상들을 모시고, 주님의 날을 지냈으니
내일쯤에는 나를 위해
부모님의 산소와 고향집에 다녀오는 것을 희망하며
만월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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