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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어요!
어제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밤새 눈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네요.
그동안 살아온 세월의 무게로 어깨 무거운 것에 반해,
한편으로는 홑겹의 달력이 아깝고 허전한 나이에 무슨 눈타령일까만
그래도 그 눈이 우리들의 저 안에 가두어두었던 동심과 잊었던 추억을 불러와
삶이 다소 넉넉하고 윤기 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천년하고도 여덟해가 끝나간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에게 그 수의 어느 만큼의 세월이 허락된 것일까요.
그를 생각하면 우리의 삶은 아주 사소하고도 부분적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저마다 그 사소함을 아주 더없이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으니
이는 얼마나 또 가상하고 고마운 일인가요.
이제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 할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끝날을 미리 염려 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오늘 하루 한시간 한시간을
더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으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이 시간은 죽어가는 이들이 그렇게도 간절히 소망했던 내일이다'
라고 쓴 글을 보았습니다.
오늘 내리는 눈을 보면서
이처럼 자연은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주어지는 선물임을 깨달으며
비록 곧 눈이 녹아 질척거린다해도
또 길이 미끄러워 사고가 날 수 있다 하여도
그런 부수적인 걱정을 뒤로하고
오늘 이시간 만큼은
내리는 눈을 보며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친구들에게 소식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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