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성급한 봄의 낯선 손님

rosary 2009. 2. 3. 21:30
 
   성급한 봄을 말하고 2월은 시작되었다.
겨울 후는 봄이고 봄 끝.. 그 끝으로는 겨울인 것임을... 
2월 들어 날씨는 따뜻하여 정말 봄인가 하는데 
오늘 우연으로 내 방에 찾아온 귀뚜라미 하나를 손님으로 맞는다.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그것이 귀뚜라미인지
또 가을밤에 극성스럽게 우는 그것이 참말 귀뚜라미인지도 분가름 해내지 못한다.
사실대로 또 말하자면 그것이 우연으로 손님이 된 것인지
맘 먹은 침입인지 알아낼 도리도 없다.
또 사실로 말하자면 나는 그것을 손님으로 대접했는지,
아니면 서너살 아니 그보다는 더 생각깊은 대여섯살 먹은 아이들이 옛날 일이백원짜리 변신 로봇트나 미니카 등을 몇분 다루는 것처럼 대했는지 확실히 알 수가 없다.
나는 그것을 손바닥에 놓고 바라보다가
날짱하니 도톰한 허벅지를 매단 다리들을 골라잡고 뜀뛰기 연습을 시켜보다가,다소곳하니 턱을 목에 착 붙이고 있는 놈의 목을 펜끝으로 치켜보고 입술 안을 비비작 거리니
그 놈은 한참만을 생각해보다가 입을 열어주어
나는 잔인한 펜끝으로 즐거워.
길게 잡아 한 오분이나 관찰 공부했을까 싶은데
길어서 날씬하고,도톰해서 보기좋은 허벅지가
맥도 없이 
달랑 절단나버려서 나는 꼭 비정하고 잔인한 인간群을 피할 수가 없게 되었으니
그렇게 몰려버린 내 처지와
그리 빨리 다리를 떼내어버린 그놈의 처지로 해서 
속이 짜안하고 또 짠하다. 
나도 놀라 후딱 잡았던 다리를 놓자 내게 한 다리와 아픔을 남겨주고 절뚝이고 잔발들로 기고,더듬이로 더듬고,
이제는 길어서 볼상 사나운 한다리를 끌고
그놈은 나를 이별한다.
 
 
 
그러고도 종일을 구석으로 비집고 바스락거리기만해
나는 창을 열고 풀떡 어둠속으로 방생한다.
그러고 죄를 면하려는 속셈인가...
사소한 놀이에 빠져서는 속된 사람의 간사한 눈까지 지닌
고루 몹쓸 인사가 되어 버렸으니...
이 죄를 어찌할꼬...
이 추위를 어찌할꼬...
굳이 봄이라고 우기며...
한참을 배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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