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성월이다 .
거리마다 이팝나무들이 하얗게 눈꽃같은 꽃을 피워 맘이 조촐해진다.
정신없이 바쁘게 사순절을 보내고,
어느 사이 부활 5주가 되어 이제 머지 않아 주님 승천과 성령강림 축일이 다가온다.
이 기쁜 부활 기간에 나는 어떻게 살고 있었는가?
다시 되짚어 성찰해보니 그동안 나는 나만 눈여겨보며 살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육신의 작은 아픔에도 전전 긍긍한 것은 주님을 신뢰하지 못함일 뿐 아니라
내 스스로 인내와 극기의 노력이 부족해서 인 것 같다.
주님 만찬의 잔치에 가정에서 세족례를 하자 하여 안드레아씨에게 발을 맡겼다.
그때 정강이가 도도록하니 부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냈던 바,
20여일 지났을까 가슴 아래 늑골이 부어서 이상하게 생각하니
아니나 다를까 옆구리, 등, 허리 할 것 없이 아리고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다.
정형외과에 가니 대상포진인가 보다 하며 약을 주지만
십여일이 지나도록 포진은 생기지도 않고 여전히 아팠다.
내과에 가서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
다시 큰 병원에 가야 하나 조바심을 내는데
불현듯 '너 지금 뭐하는 짓이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목요일 오후마다 김성봉 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심층적인 기도 방법을 눈여겨 보았으면서도,
매일 성체조배와 미사와 구일 기도를 거르지 않는다면서도
나는 그렇게 근심과 걱정에 쌓여 살았다.
갈라디아서 20장에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산다'는
말씀을 외우고 다니면서도 나는 불안에 떨었다.
'죽어도 살아도 그리스도 것'이라 하면 무엇하나.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진리안에서 행동으로 사랑하라'는 요한 1서의 말씀을 나는 어제 봉독했다.
또 지난 주일에는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라'는 말씀도 암송했었다.
그러나 그 말씀은 허공을 떠도는 말이었던 것을 오늘 새삼 느끼게 된다.
나는 사순과 부활을 거치는 동안
기도하면서 밝혀온 초속에 새겨진 예수님의 얼굴 발현을 목격하고
기쁨 속에 사진 찍어 간직해 왔으면서
내 실상은 이렇게도 나약한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보며 부끄러워진다.
그럼에도 그 약한 내 안에 함께 하시는 그분이 계시기에
오늘 다시 새 힘을 얻게 되고 거듭 일어서게 된다.
매일 내게 주시는 시간과 사건들,
그 모든 것들을 축복으로, 선물로 보지 않고,
당연한 내 일상임에, 내 몫이었음에 감사하지 못했던 나.
이제 다시 눈을 떠 하루 한 시간도 내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나를 더 성화 시키고자 매순간 이끌어가시는 그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더 깊이 묵상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낮아지라고
오늘도 나를 다그치시는 그분의 사랑에 감사할 뿐이다.
내 약점까지 사랑하셔서 그 약점을 극복하도록 이끄심에 감사하다.
매순간 화살기도로서 내 부족함을 고하며 그분께 의탁하여
지금 이순간 또다른 내가 되어서 그분과 함께 걸어간다.
언제나 살아계신 현재의 내 주님과 더불어서 나는 기쁨 속에 걸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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