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흐리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덥고 힘든 여름이었는데
어느 사이 선선한 바람이 불어 이른 가을이 오르내린다.
사람의 일이란 얼마나 사소하며 사사롭던가!
또 얼마나 다양하고도 어려운 것이던가!
육신의 아픔과 극심한 더위와 싸우며
영적인 메마름 안에서
나는 지난 여름을 너무나 고단하게 지나왔다.
그러나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는 말처럼
그 여름은 쉬이도(?) 흘러가고 이제 또 다른 계절을 살고 있다.
그렇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사랑도 그렇고 정도 그렇고 또 세월도 지나간다.
새로운 사랑이 다가오고
새로운 정이 생기고 또 새로운 세월을 살게 된다.
그리하여 그 세월을 통해 새로운 자양분을 마련해서
더 넉넉하고 따뜻한 사랑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되돌아보니 지난 세월 안에
아이들은 내게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물론 그들에 대한 사랑 때문임은 자명한 일이지만
건강하고 극히 정상적인 우리 아이들을
내 안의 엄격함 때문에 매번 참견하고 가르치려 하면서
사소한 그들의 실수나 잘못에만 시선을 두었던 우매한 어미이다.
착하고 좋은 점을 칭찬하기 보다는
그는 내 아들 딸로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만큼
그런 엄마가 버거웠을 것이라 생각하니 참으로 미안할 따름이다.
그런 중에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면서
그런 아이들에 대한 과한 욕심을 버리지 않은채
따뜻하고 깊은 사랑으로 변전시켜 표현하지 않는 것을 보면
여전히 하느님께 대한 신뢰가 부족한 듯 싶다.
한편 직장 안에서도 작은 내적 충돌의 관계를 떠올려보면서
내 안에 언제나 또다른 내가 웅크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큰 핸디캡인 것이다.
장애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나의 內心은 상처를 내보이며 엄살을 부린다.
자존심은 버리고 자존감만 지녀야지 하고 맘 먹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영적 쓰라림의 비참함을 맛보는 것이다.
현실과 신앙 안의 괴리를 실감하면서
아직 내 안에 온전히 자라지 못한 사랑이 오늘 울고 있다.
그럼에도
언젠가 완전한 기쁨 속에 그분 닮은 사랑,
그 사랑의 열매를 맺으리란 기대로 감사를 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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